이광렬·백서인 고려대 교수-유성종 KIST 박사팀, 차세대 산성 수전해 촉매 설계 기술 확보

백금을 '전하 완충재'로 쓰는 '모자이크형 이종계면' 구현… 루테늄 과산화·용출 완벽 차단

세계적 학술지 'Advanced Energy Materials' 게재… "그린수소 상용화 앞당길 게임체인저"



이광렬(오른쪽) 고려대학교 화학과 교수, 박예지 고려대 박사, 김도엽 고려대 박사과정생, 백서인 고려대 KU-KIST융합대학원 교수, 유성종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 사진=고려대



[스마트경제 복현명 기자] 물을 전기분해해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청정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의 최대 걸림돌이자 산성 환경에서 쉽게 녹아내려 상용화의 발목을 잡았던 루테늄 산화물 촉매의 고질적인 내구성 문제를 원자 단위의 공간 제어로 완벽히 해결한 혁신적인 나노 구조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는 이광렬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유성종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팀, 백서인 고려대 KU-KIST융합대학원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산성 수전해 시스템에서 촉매의 화학적 활성과 장기 내구성을 동시에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차세대 나노촉매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나노 크기의 내부 구조 안에서 원자의 이동 방향을 정밀 제어해 성질이 다른 두 물질을 촘촘하게 맞붙인 초미세 경계면을 형성한 것으로 수소경제 활성화를 한 걸음 앞당길 핵심 원천기술로 평가받으며 학계의 격찬을 받고 있다.


수전해 기술은 친환경 미래 에너지의 핵심 축이지만 효율적인 수소 생산을 위해 필요한 산성 환경과 높은 전압 조건에서 촉매가 빠르게 열화되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양극의 산소발생반응은 전자가 4개나 관여하는 복잡한 경로를 거쳐 에너지 효율을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꼽혔다.


기존의 루테늄 산화물 촉매는 이리듐 촉매보다 값은 저렴하고 활성은 높았지만 강한 산성과 높은 전압이 가해지면 루테늄이 과산화되어 쉽게 녹아내리는(용출)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다.


이광렬 교수 공동 연구팀은 나노 구조 내부를 완전히 새롭게 리모델링해 이 불안정성을 정면으로 돌파했다. 


연구팀은 속이 빈 다중 프레임 구조의 백금-니켈 나노 입자 표면에 루테늄을 성장시킨 뒤 정밀 열처리를 가했다.


이 과정에서 니켈이 산화되며 발생한 미세한 내부 응력(힘)에 의해 표면의 루테늄이 나노구조 안쪽으로 파고드는 원자 이동 현상이 일어났다. 


그 결과 백금과 루테늄 산화물이 나노 단위에서 마치 모자이크처럼 촘촘하고 밀도 높게 맞닿는 ‘모자이크형 이종계면(Heterointerface)’이 완성됐다.


이 독창적인 모자이크 구조는 수전해 반응 중 촉매의 파괴를 막는 최적의 방패막이 됐다. 


전기화학 반응이 격렬하게 일어나는 동안 루테늄 산화물은 구조적으로 가장 단단하고 일 효율이 좋은 ‘안정한 산화 상태’를 유지한 반면 바로 옆에 밀착된 백금이 먼저 산화되면서 발생하는 전하를 최우선적으로 흡수해 준 것이다.


즉 백금이 일종의 ‘전하 완충재’ 역할을 수행하며 루테늄이 용출되기 쉬운 과산화 상태로 변질되는 것을 원천 차단했다.


효과는 숫자로 증명됐다. 


이번에 개발된 모자이크형 촉매는 거친 산성 수전해 조건에서도 에너지 손실을 뜻하는 과전압을 168mV(일정한 전류 밀도 10mAcm-2 기준) 수준으로 대폭 낮췄다. 


그러면서도 무려 540시간 이상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으로 연속 작동하는 괴력을 발휘해 고활성과 고내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완벽히 잡았다.


이광렬 고려대 화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나노촉매 내부에서 원자의 이동 궤적을 정밀하게 제어해 기존의 물리적 합성법으로는 도달할 수 없었던 고밀도 이종계면을 설계한 독보적인 사례”라며 “이 합성 메커니즘은 산성 수전해 영역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배터리나 연료전지 등 인류가 직면한 다양한 차세대 에너지 촉매 설계의 표준이 될 것이다. 향후 실제 대형 수전해 시스템 공정에 적용해 상용 촉매를 압도하는 고부가가치 촉매 국산화 연구로 외연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기념비적인 연구 성과는 재료과학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Advanced Energy Materials(인용지수 IF=26.0)’ 온라인판에 지난 5월 7일 게재되며 전 세계 에너지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출처 : 스마트경제(http://www.dailysmart.co.kr)